본문:
“그들 앞에서 변형되사 그 얼굴이 해 같이 빛나며 옷이 빛과 같이 희어졌더라 (마17:2)"
예수님의 변화산 사건(마 17:1–13, 막 9:2–13, 눅 9:28–36)은 단지 그리스도의 영광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장차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실 때 우리가 보게 될 광경을 미리 맛보게 해줍니다. “우리의 생명이신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그 때에 너희도 그와 함께 영광 중에 나타나리라” (골3:4). 따라서 그리스도의 변화는 장차 우리에게 주어질 영광을 소망하며 살아가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깊은 의미를 지닙니다.
배경: 예수님은 가까이 지내던 세 제자 - 베드로, 야고보, 요한 - 을 데리고 산에 올라 기도 하러 가셨습니다(눅9:28). 이 시기의 기도는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을 앞둔 예수님께 매우 중요했습니다. 하나님의 아들로서 예수님은 마땅히 영광을 누릴 수 있으셨지만, 그 영광을 내려놓고 십자가를 향해 나아가셨습니다.
그리스도의 변화와 십자가: 그리스도의 변화 사건은 십자가 사건과 병행해서 이해될 때 더 깊은 의미가 드러납니다. 1) 변화산에서는 예수께서 영광 가운데 계셨지만, 골고다 언덕에서는 수치스럽게 십자가에 달리셨습니다. 2) 변화산에서는 예수의 옷이 빛과 같이 희었으나, 골고다에서는 피 묻은 옷이 찢겨 로마 병사들에게 나눠졌습니다. 3) 산에서는 모세(율법을 대표)와 엘리야(선지자를 대표)가 영광스럽게 예수 옆에 서 있었고, 십자가에서는 두 강도가 양옆에서 그를 조롱하였습니다. 4) 산에서는 빛난 구름이 드리웠지만, 십자가 위에서는 어둠이 온 땅을 덮었습니다. 5) 산에서는 하나님께서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고 선포하셨지만, 십자가에서는 예수께서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라고 부르짖으셨습니다. 6) 산에서 베드로는 “주여, 우리가 여기 있는 것이 좋사오니”라고 말했지만, 골고다에서는 그가 도망쳐 자취를 감췄습니다. 이처럼 변화산의 영광과 십자가의 고난은 서로 뚜렷한 대조를 이루면서도, 결국 하나의 구속 사건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십자가와 영광: 결국, 십자가 없이는 변화산의 영광도 없습니다. 예수님의 영광은 그분의 고난과 결코 분리될 수 없습니다. 변화산은 부활과 승천의 전조이며, 고난을 통과한 뒤에야 영광이 주어진다는 진리를 보여줍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별세하실 것(”떠나가심”, 눅9:31_헬라어 exodos), 곧 십자가 죽음을 말씀하셨고, 산에서내려오는 길에 제자들에게 고난을 다시 예고하셨습니다(마17:12). 모세의 출애굽사건, 엘리야의 승천 사건모두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이루실 두 번째 출애굽, 구속사역을 가리킵니다.
예수님이 변화되시기 직전, 베드로는 예수님을 “그리스도”라 고백하였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이 자신의 고난과죽음을 말씀하시자, 베드로는 격렬히 반대했고,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라는 질책을 받습니다. 이때 베드로는 아직 고난과 영광이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받아들일 믿음의 눈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그는 변화된 삶으로, 날마다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끝까지 따라가게 됩니다. 변화 사건은 제자들이 장차 겪을 혼란과 핍박 중에도 예수님의 영광을 기억하고 소망하게 하는 은혜의 징표였습니다.
응답된 모세의 기도: 예수님의 생애 대부분은 수치와 모욕으로 가득했지만, 변화산에서는 그분의 신성이 드러났습니다. 예수님의 얼굴에서 비친 영광은 모세가 시내산에서 보았던 하나님의 등보다 훨씬 더 크고 찬란한하나님의 영광이었습니다. 출애굽기 33장18절에서 모세는 “주의 영광을 내게 보이소서”라고 간구했지만, 그때는 하나님의 등을 보기만 했습니다. 그러나 변화산에서 그 기도가 이루어졌습니다. 왜냐하면 예수 그리스도는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보이는 형상이시며(골1:15), “하나님의 영광의 광채시요 그 본체의 형상”이시기 때문입니다(히1:3). 이는 구약에서 모세의 간절한 기도가 신약에서 어떻게 성취되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하나님의 선포: 변화산에서 하나님은 구름 가운데 임재하셨고 “이는 나의 아들 곧 택함을 받은 자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눅9:35)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이 “하나님 아버지께 존귀와 영광을 받으셨”다는 증거이며(벧후1:17), 제자들에게는 그의 말씀에 순종하라는 명령이기도합니다(마17:5). 이 선포는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로서 참 선지자(막9:7), 참 제사장(히5:5), 참 왕(시2:7)이심을 선포하며, 구약의 모세와 엘리야보다 더 위대한 분이심을 나타냅니다(히3:1-6).
1. 왜 예수님은 십자가의 고난을 앞두고 제자들에게 자신의 영광을 먼저 보여주셨을까요?
2. 그리스도의 변화 사건은 장차 우리에게도 일어날 변화의 보증이라고 했습니다. 나는 지금 어떤 모습으로그리스도를 닮아가고 있나요?
그리스도의 변화는 단순히 과거의 사건이 아닙니다. 그것은 장차 우리에게도 일어날 영광스러운 변화를 보증합니다. 예수님처럼 우리도 변화될 것이며(빌 3:21), 지금은 그분을 바라볼 때 점점 그 형상으로 변화되어 가고 있습니다(고후 3:18). 이 사건은 모든 믿는 자들에게 소망과 위로를 줍니다. 그리스도의 길을 따라가는 자들에게는 반드시 영광이 약속되어 있음을 기억하며, 모든 영생교회 성도님들이 그 약속을 붙잡고 승리의 삶을 살아가시길 소망합니다.